데일 카네기 성공대화론을 읽고 있다. 자기관리론, 인간관계론에 이은 세 번째 책이다. 연설하는 방법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려준다. 여러 사람 앞에서 당당히 말할 수 있길 바라는 모든 이들에게 데일 카네기 성공대화론을 추천한다.
데일 카네기 성공대화론
연설에 있어서 난 실패자였다
나는 어려서부터 대중 앞에 서면 긴장되고 식은땀이 줄줄 흐르면서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학창 시절에는 손 들고 발표해 본 일이 있었나 기억도 나지 않고 선생님이 호명하여 질문을 해도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대답하기 일쑤였다.
남들에게 주목받는 상황이 불편했다. 장기자랑, 학예회 이런 시간이 되면 혹시 나에게 나와보라고 시킬까 봐 가장 괴로웠던 것 같다. 아이들은 마냥 즐거워하는 시간에 전혀 즐기지도 못하고 선생님 눈을 안 마주치기 위해 애쓰는 아이였다.
시간을 좀 더 거슬러 올라가 7살 때 다니던 유치원에서는 종종 웅변 대회를 열었다. 글 쓰는 것은 좋아했기에 원고를 쓰는 작업은 자신 있었다. 문제는 글짓기 대회가 아니라 웅변대회라는 것. 원고는 나름 완벽히 준비를 했고 외운다고 외워도 내 원고를 남들에게 들려줄 수가 없었다. 내 차례가 되어 무대 위에 오르면 터져 나와야 할 목소리는 안 나오고 울음이 터져 나왔다.
한 번이 아니라 매번 그런 식이었다. 덜덜 떨며 무대에 올라갔다가 입도 벙끗 못한 채 엉엉 울며 선생님께 안겨 내려오던 그 장면은 평생 잊히지 않는다.
연설, 발표 잘하는 유일한 방법
데일 카네기 성공대화론을 읽다가 깊이 공감한 부분이 있었다.
저자 자신이 1년에 6천 건의 연설을 듣고 논평하며 깨달은 점이라면서 하는 말이, 누군가에게 전하고 싶은 내용이 있다면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말이 명료해지고 청중의 마음에 깊이 닿는다는 것이다.
연설을 잘하는 비결은 철저한 준비에 기반한 진정성이고, 그런 상태에 있을 때 화자는 연설이 저절로 이루어진다는 사실에 놀랄 것이라고 카네기는 말한다. 그러면서, 준비가 잘 되어 있다면 연설의 90%는 이미 청중에게 전달된 셈이라고 덧붙인다.
발표 잘하는 유일한 방법은 철저한 준비에서 비롯되는 진정성이라는 말에, 내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왜 여러 사람들 앞에서 입도 열지 못했는지, 늘 머릿속이 하얘져서 시작도 못한 채 포기하고 말았는지 깨달았다.
준비가 덜 된 것이었다.
원고를 아무리 완벽하게 준비했다 한들, 원고가 연설 준비의 전부는 아닌 것이다. 연설의 준비에는 실제로 원고를 수 차례, 아니 수십 수백 번 큰 소리로 읽어 보고 감정도 실어보고 어디를 보며 말해야 하는지, 어떤 속도로 말해야 하는지 등 많은 연습을 하는 과정도 포함될 것이다.
돌이켜 보면 원고 작업에만 많은 시간을 들였지 실제로 말하는 연습에 대한 준비는 충분히 하지 않았던 것이다.
말이 술술 나왔던 경험
직장 생활하던 시절 병원 홍보팀에서 근무했던 적이 있다. 병원을 방문하기 전 예비 내원객들에게서 문의 전화를 받는 경우도 많았기 때문에 홍보팀 직원으로서 병원 진료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은 알아두어야 했다.
처음에는 전화벨 소리가 들리면 겁이 났다. 내가 모르는 걸 물어보면 어쩌지, 하는 두려움에서였다. 지식을 잘 익히지 못했을 때에는 솔직히 나도 잘 모르겠는데, 그렇다고 모르겠다고 말할 수는 없으니 대강 말 끝을 흐리며 얼른 이 전화가 끊기기만을 바라기도 했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뒤, 고객의 전화를 받던 중에 새삼 놀랐던 적이 있다. 미리 적어둔 대본이 있는 것도 아닌데 어려운 의학 지식이 입에서 술술 나오고 있는 것에 스스로 놀란 것이다.
대중 앞에서 연설을 하거나 발표를 한 경험은 비록 아니었지만 같은 내용에 대해 수 없이 읽어 보고 반복하여 말해 본 경험이 자연스럽게 나를, 철저히 준비된 상태로 만들어준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성격에 따라 대중 앞에 서는 것이 어려운 사람도, 대중 앞에 서면 오히려 힘이 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다만 나처럼 내성적인 사람도 말할 내용을 완벽히 익히고 수 없는 말하기 연습을 통해 반복하다 보면 한결 안정적인 발표나 연설이 가능할 수 있다는 확신이 생긴다.
데일 카네기 성공대화론에서 공유하고 싶은 부분에 대해 이야기해 보았다.
대중 앞에 서야 하는 연설가나 정치인이 아니더라도 회의 시간에 발표를 해야 하는 직장인이나 처음 강의를 시작하는 초보 강사, 사적인 모임이라 할지라도 여러 명과 대화를 나누는 등 크고 작은 상황에서, 데일 카네기 성공대화론에서 제시하는 연설 방법을 참고하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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