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년 이상 방치중인 스마트 스토어의 상품 하나로 인해 난생 처음 내용증명을 받아봤네요.
저 같은 상황에 처한 셀러 분들께서 이 글을 보실 것 같은데요.
제가 겪은 상표권 침해 내용증명 후기에 대해 이야기해 볼게요. 저의 대응 과정과 합의금 금액까지 공유할게요.
상표권 침해 내용증명 후기 – 대응 과정, 합의금
내용증명이 날아왔다 – 그립*
‘*** 상표권 침해 내용증명에 대한 발송의 건’이라는 제목의 메일을 받았어요. 2023년 12월의 이야기입니다.
혹시 몰라 그 단어를 꺼내고 싶지도 않아요. 예상하시는 그거예요. 스마트폰 뒤쪽에 부착하여 사용하는 그립* 입니다.
저는 이 상품을 1년 전엔가 스토어에 올린 것 같아요. 위탁판매 사이트에서 보고서 귀여워서 하나 올렸었죠. 판매된 적은 없고요.
이후 블로그에 전념하느라 스토어는 반 년 이상 방치된 상태예요. 당연히 스토어 판매 수익도 반 년 이상 거의 없었어요.
잊고 살았던 스토어의, 잊고 있었던 상품 하나가 제 생돈을 가져갈 지 상상도 못했네요.
상표권 침해 내용증명 내용
내용증명에 적힌 내용을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그립* 명칭에는 엄연히 상표권이 있다. 우리는 상표권을 지키기 위해 그간 많은 노력을 해왔다. 너희는 우리의 상표권을 침해했다. 확인하고 회신 달라.”
하면서 자신들의 상표권 이미지와 함께, 제 스토어에서 해당 그립* 명칭을 사용해 올린 상품과 상품명을 캡처한 이미지를 첨부해 보내왔어요.
상표권 침해 내용증명 대응 과정
내용증명 메일을 받고서 등골이 서늘하다는 게 어떤 느낌인지 알겠더라고요. 정말 등줄기가 싸늘해지던 걸요.
1. 해당 상품 삭제
상표권 침해 내용증명, 소송, 이런 얘기는 들어 보기만 했지 직접 겪어본 적이 없었는데요. 어디선가 이런 말을 들었던 적이 있어요.
스토어, 특히 위탁 판매를 하면서 뭔가 문제가 있다고 상품의 본사에서 연락이 오면 바로 상품을 내리고 끝내는 것이 좋다는 말이었어요. 위탁판매 하면서 수익도 얼마 나지 않는데 송사에 휘말릴 일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는 뜻이겠지요.
상표권 침해 내용증명 메일을 받자마자 일단 스토어에 올렸던 해당 상품을 바로 삭제했어요.
2. 답 메일 전송
그립*이라는 용어에 상표권이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지만 상표권이 있는 것이 팩트이니, 없어 보이지만 읍소 전략을 선택했어요. 찾아 보니 상표권을 이기기는 어렵고, 변호사 비용이며 등등의 비용과 시간을 생각하면 적절히 합의 보고 끝내는 게 낫다고들 하더라고요.
상표권 침해 내용증명 대응과 관련해 변호사, 변리사 등 많은 업체들이 무료 상담을 홍보하고 있던데요. 문의하면 무료로 상담은 해주겠지만 정식으로 대응을 할 땐 비용이 들어가야 할 테니 무료 상담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었어요.
내용증명 서류 작성을 도와준다는 업체들도 돈 벌려고 하는 건데 서류 작성을 도와주는 것뿐이지 서류를 보낸다고 해결되는 것도 아니잖아요.
전 일단 내용증명 보낸 곳과 다이렉트로 이야기하는 게 낫겠다 싶었어요. 그래서 아래와 같은 내용으로 간략히 답 메일을 보냈어요.
“상표권이 있는 키워드인지 모르고 사용했다, 판매가 한 건도 이루어지지 않은 상품으로 즉시 상품을 내렸다, 정말 죄송하다”
3. 세 가지 대안 제시해 옴
제가 보낸 메일에 대한 답이 잠시 후에 왔어요. 내용은 이렇습니다.
“상표권이 있는 줄 몰랐어도, 그 상품으로 매출이 0이어도, 바로 상품을 내렸어도 선처는 할 수가 없다. 우리가 현재까지 피해본 것이 90만 건이 넘는다, 피해가 막심하다, 세 가지 대안을 줄 테니 선택해서 답 해라.”
세 가지 대안
- 합의 없이 민형사 절차 진행
- 합의금 조정으로 종결
- 합의 후 정품 발주받아 합법적으로 키워드 사용
4. 합의금 조정
그립* 관련해 합의금이 얼마 정도인지 인터넷을 마구 찾아보았어요. 대부분 200~300만 원 선이어서 이걸 어쩌나, 싶더라고요.
스마트 스토어로 위탁판매를 6개월 여간 하면서 벌었던 총 순수익이 50만 원 될까 말까거든요.
그 돈을 주면 나는 과연 스마트 스토어를 왜 한 걸까, 무언가 해보려고 도전한 것이 처음부터 잘못이었을까, 등등 많은 자책을 하게 됐어요.
검색에 검색을 거듭하다가 스토어 수익이 거의 없다고 50만 원에 합의를 봤다는 댓글을 발견하게 됐어요. 변호사 수임료도 못해도 수십 만원일 텐데 변호사까지 사서 장기전 할 바에야 50만 원에 끝내는 것이 낫겠다 생각을 했고, 50만 원을 상한선으로 잡고서 합의해 보기로 했어요.
담당자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업체 명을 먼저 이야기하랍니다. 저처럼 모르고 상표권을 위반한 영세한 업체들이 수도 없이 많겠지요. 리스트를 가지고 있는 것 같았어요.
“보내주신 3가지 대안 중에 당연히 합의금 드리고 마무리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 키워드를 이용한 제품이 하나도 팔리지 않았고 스토어를 안 한 지도 반 년이 넘었다.”
등등 이야기를 했어요.
그런 사정들이 많은 걸 알고 있고 안타깝게 생각한다 하더군요. 합의금이 수 백만 원대로 정해져 있는데 수익이 없거나 적은 업체들은 최소로 50만 원 정도로 조정해드린다고 합니다.
그렇게 입금하고 마무리하기로 했어요.
5. 전자 서명 후 종결
전화를 끊고 입금 계좌를 보내줬고 전 없는 돈을 끌어모아 계좌 이체를 했어요. 반 년간의 제 스토어 수익이 이렇게 허무하게 날아가고 말았습니다.
좀 시간이 지난 후에 서로 합의가 됐다는 내용의 전자 서류를 보내왔고 전자 서명 후에 마무리가 됐어요.
상표권 침해 내용증명 후기와 저의 대응 과정에 대해 기록해 봤습니다. 처음 겪는 일이고 얼른 털어내고 싶어서 합의금 조정을 통해 신속히 해결하는 방법을 선택했는데요. 이 방법이 최선이라 볼 수는 없을 거예요.
하지만 대응 과정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오히려 불필요한 비용과 시간을 들이는 분들이 많으실 수도 있을 것 같아 제 경험을 글로 쓰게 되었어요. 모쪼록 순조롭게, 최소한의 비용으로 해결하시기를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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